레오너드 코헨의 원곡 버젼.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트위터를 통해 몇 번 유투브 영상 등을 공유하곤 하는데, 아무래도 SNS 사용이 익숙치 않아서인지 매번 쓰루당하는 아픔을 겪는다.


그러니 내 마음대로 길게 쓸 수 있는 이 공간에라도 찬사를 남겨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물 한 살 어느 겨울 날, 카페에서 처음 들은 후로 겨울만 되면 어김없이 다시 나를 찾아오는 레오너드 코헨의 <할렐루야>를. 헨델의 보이 소프라노 합창단이 외치는 기쁨과 장조의 할렐루야가 아니라, 깊은 절망 속에서 부르는, 장조와 단조를 오가는 기묘한 조성의 <할렐루야>를. 


가사 의미에 대해서는, 레오너드 코헨 생전에도 논란이 많았던 것 같다. 지금 구글에 검색을 해보아도 이 노랫말의 의미를 알려달라는 질문글이 꾸준히 올라오는 것을 보니 말이다. 

나 역시 노래를 들으며, 악보를 치며, 가사를 부를 때마다 그 의미가 궁금해져서 여러 번 전문가의 해석을 찾아보고는 했다. 그중에서 그나마 감이 잡히는 듯한 설명을 해준 칼럼 두 가지가 있어서 소개한다. 첫 번째는 문화웹진 <채널예스>에서 레오너드 코헨 추모 기사에서 발췌한 해석이고, 두 번째는 주낙현 신부께서 종교적 시각에서 분석한 해석이다. 레오너드 코헨 본인이 유대인 가정에서 자라나 랍비의 교육을 받은 만큼, 그의 작사에는 무의식적으로, 의식적으로 기독교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 두 칼럼 모두 나름 맞는 말을 하는 셈이다. 


유대교 사제 집안 출신인 코헨에게 종교는 빼놓을 수 없는 인생의 화두였다. 신성과 속세를 분리될 수 없는 합일된 세계로 본 그는 세속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종교적 모티브를 이용하였다. ("레오너드 코헨의 노래 20선", 채녈예스, 이즘)



1. 80개가 넘는 초안을 썼을 정도로 고심한 끝에 완성한 가사는 '절망한 다윗 왕'의 입을 빌려 좌절과 구원을 노래한다. 반복되는 후렴 <할렐루야>는 다윗 왕의 절망을 극명하게 보여주기도, 해방된 감정의 환희를 대변하기도 하며 곡의 정서를 이끌어 간다. 

2. 처절하게 구원을 열망하는 다윗의 이야기는 종교적 의미를 뛰어넘는다. 신성한 은유로 그려낸 상실과 환희의 감정에 공명한 수많은 뮤지션들은 나름의 재해석으로 화답하기 시작했다.("레오너드 코헨의 노래 20선", 채널예스, 이즘)


"절망한 왕(the baffled king)이 부르는 할렐루야".

 가사를 한글 번역한 주낙현 신부께서는 다음과 같은 한 마디로 이 우울한 '할렐루야'의 의미를 축약했다. 

 불완전하고 비참한 자신의 몸으로 부서지고 깨진 노래, 일그러진 찬양의 노래 ‘할렐루야’.


총 세 절로 이루어진 가사에는 다윗 왕과 그의 신하 이야기, 삼손과 데릴라 이야기 등 다양한 설화가 얽혀 있어서 그 흐름과 배경을 잘 살려 번역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원 가사를 보고 직역하기만 해도 왜 이런 단어를 쓴 걸까 헷갈리는 부분도 많다. 그래도 1절 만큼은 꼭 옮기고 싶었다. 가사 안에 화성을 넣는 장난을 치기도 하고, 절망한 다윗 왕의 설화가 함축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어설픈 실력으로 피아노를 치며 1절을 부를 때마다 내 안에 잠겨있던 묵직한 슬픔도 같이 터져나온다. 

절망한 왕이 부르는,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그 가사를 읊을 때마다. 



Now I've heard there was a secret chord
That David played, and it pleased the Lord

다윗 왕이 지었다는 비밀스런 화성에 관해 들었어요. 그 화성을 듣고 신께서 기뻐했다는 이야기도.
But you don't really care for music, do you?

하지만 당신은 음악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죠?
It goes like this

들어봐요. 그 선율은 이렇게 흘러요.
The fourth, the fifth

4도 화음에 5도 화음,
The minor fall, the major lift

단조로 내리고, 다시 장조로 올리고.
The baffled king composing Hallelujah

절망한 왕이 부르는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재미있는 점은 The fourth, The fifth, The minor fall, The major lift 라는 각각의 가사에 따라서 정말로 4도 화음, 5도 화음, 단조로 내려갔다가 장조로 치고 올라가는 선율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가사와 화성이 일치하는 드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좋아한다, 이 노래를. 

역시 겨울에는 Leonard Cohen의 <할렐루야>를 들어야 한다. 



다음은 겨울에 듣기 좋은 몇 가지 <Hallelujah> 커버들이다. 



아카펠라 버젼으로는 펜타토닉스가 올해 10월에 공개한 버젼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지금껏 펜타토닉스가 커버한 노래 중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펜타토닉스의 절절함이나 레오너드 코헨의 중후한 쓸쓸함은 모자라지만, 슈렉에 삽입되어서 인기를 끈 Rufus Wainwright 커버. 



유투브 서치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Anna Hawkins라는 소프라노의 피아노 반주 커버. 

목소리가 예뻐서 계속 듣고 있다. 







원곡 레코드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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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스 커버 표지.
펜타토닉스 커버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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