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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번역 허락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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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역 및 윤문 주의 !!!!!!!! 

!!!!!!!!! 여러분 스팁버키ts 파고 천국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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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버키는 어벤저스와 함께 스타크 타워에 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버키는 스티브가 그녀의 새 관리자라는 것을 깨닫지는 못하고 있다.


작가의 말: 여자 버키입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쓰다 보니까 이렇게 됐네요.

스티브가 버키를 구출했고 버키는 스타크 타워에서 스티브와 함께 살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버키는 스티브를 자신의 관리자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심리치료사를 만나는 등 여러 가지 사건과 어려움들을 겪습니다.

'못된 하이드라 축제(Hydra Trash Party)'를 위해 쓴 글이라서 과거의 학대 및 강간에 관한 언급이 나옵니다.








침대 옆에서 시계 알람이 울렸다. 버키는 아직 살과 피로 된 손으로 알람 단추를 꾹 내리쳤다. 아직 새벽 6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졸린 기색 없이 시트에서 일어나 늘 입는 운동복을 끌어 당겼다. 종아리까지 오는 반바지는 무릎 위로 올라오는 길이였다. 스포츠 브라를 먼저 입고, 등 부분이 X자로 파인 티를 입는다. 운동화 끈도 단단히 묶는다.


부엌으로 간 그녀는 잠깐 멈춰 섰다. ‘그’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늘 그렇듯이 식탁 옆에 냉장고가 놓여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그 안에 새 음식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며칠 전에 그가 장 봐온 물건들을 그 안에 집어넣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버키의 시선이 자신이 묵는 침실 문 쪽을 향해 한 번 깜빡거렸다.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버키는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몸의 무게 중심을 좌우로 흔들거리면서 러닝화가 카펫 위에 서로 다른 자국을 남기는 것을 지켜봤다. 그리 멀지 않은 왼쪽에는 소파가 놓여 있었다. 생각 하나가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저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는 생각이. 하지만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고, 냉장고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녀는 부엌 안을 앞뒤로 왔다 갔다 하고 싶은 욕구를 꾹 참아 눌렀다. 푹신한 카우치에 앉고 싶은 욕망에도 저항했다. 문득 그렇게 욕구를 참아 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그’가 알게 되면 기뻐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그녀의 어두운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대신 무릎을 꿇고 앉아있고 싶었지만, ‘그’는 그런 행동에 대해서도 기뻐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슬슬 버키는 초조해지고 있었다. 귓속에서 ‘원할 때는 언제든지 냉장고에서 꺼내 먹어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 목소리는 또 원하면 얼마든지 카우치에 앉아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었다. 더 큰 목소리 하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있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버키는 결국 카우치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부엌에 갔다가,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그 다음은 창문 옆으로 갔다가, 다시 카우치로, 그리고 냉장고 쪽으로. 결국 자신의 침실 문 앞에 와서야 그녀는 멈춰 섰다.


다른 한쪽 문의 손잡이가 돌아갔고, 마침내 스티브가 방에서 나왔다. 그녀처럼 스티브도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 자기 침실 앞에 꼼짝 않고 서 있는 버키를 보자마자 스티브의 몸은 뻣뻣하게 굳었다. 그가 어떻게 질문을 건네야 할지 몰라서 몇 가지 선택지를 머릿속에서 굴리고 있다는 것을 버키는 알아챘다.


“뛰러 가기 전에 뭐 좀 먹을래?”


버키는 그를 흉내 내보려고 했다. 맞는 대답을 찾기 위해 가능한 대답 몇 가지를 머릿속에서 굴려보는 행동 말이다. 내가 먹었으면 좋겠어? 내가 먹어야 해? 아니면 또 다른 함정이야? 당신이 먹는 걸 지켜보면 돼? 이런 질문들로는 그가 기뻐하지 않을 것 같았다. 마침내, 버키는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된 한 마디를 내뱉었다.


“너는, 먹을 거야?”


그의 두 눈이 부드러워졌다.


“응, 난 배고파서 토스트 좀 먹으려고. 너도 배고파?”


저건 덫이다. 전에도 똑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일단 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들은 반드시 잡아내서 이용한다. 그녀는 재빨리 대답했다. “아니.”


“버키.” 그러나 남자도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그의 두 눈에서 부드러움이 사라졌다. 그가 부르는 두 글자의 이름이 공기를 날카롭게 꿰뚫었다.


“난 네가 배가 고플 때는 먹었으면 좋겠어.”


확실히 어떤 관리자들은 이런 방식을 좋아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들 중 몇몇은 그녀가 영양분을 잘 섭취하기를 바랐었다. 하지만 그녀는 바로 어제 저녁에 식사를 한 참이었다! 이렇게 많이 먹다가는 민첩하게 움직이기에 몸이 너무 무거워질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몸은 점점 이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었고, 또 자주 음식을 갈구하기도 했다.


“알았어.” 결국 버키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스티브는 냉장고로 가서 마침내 닫혀 있던 문을 열었다. 그는 그 안에서 몇 가지를 꺼낸 다음 주방 식탁 위에 놓았다. 봉지 안에서 식빵을 꺼내서 몇 조각을 토스터에 넣었다. 찬장에서 꺼낸 유리잔 두 개에는 오렌지 주스를 따랐다. 그 중 한 잔을 버키 가까이로 밀어 줄 때가 되어서야 스티브는 자신이 방에서 나온 이후로 버키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기 앉아.” 그가 식탁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버키는 즉시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그걸 본 스티브는 순간 생각 없이 말한 자기 자신을 한 대 쳐주고 싶었다.


갓 나온 토스트는 바삭바삭하고 따뜻했다. 그 위에는 버터가 고루 펴 발라져서 곧 버키 앞에 대령됐다. 스티브는 자기 몫의 토스트를 먹으면서 그녀가 똑같이 따라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빵 두 쪽이 더 나왔고, 두 사람은 조용히 침묵 속에서 토스트를 먹고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뛰는 동안 컨디션이 안 좋으면 안 되잖아. 더 먹을래?” 스티브가 물었다. 그는 아침을 먹는 내내 그 문장 하나를 몇 번이고 머릿속으로 반복한 참이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버키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체하는 건 싫어. 이 정도면 됐어.”


“그럼 운동한 다음에 점심은 꼭 먹자.” 스티브가 그녀에게 안심시키듯 말했다.


한 끼를 더 먹는다고?! 대체 ‘그들’이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거지?


스티브는 두 사람 분의 운동 가방을 챙긴 다음 문 밖으로 먼저 나섰다. 더 이상 이 골치 아픈 마인드 게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버키는 바로 긴장이 풀렸다. 이제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가혹한 트레이닝에 몰두하기만 하면 된다. 스타크 타워의 1층에는 필요한 시설이 다 갖춰진 체육관이 있었다. 두 사람은 지금 바로 그 체육관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곳에서 둘은 달리고, 무거운 아령들을 들어올리고, 근육을 단련시켰다. 스티브는 그의 강도 높은 운동을 따라올 만한 파트너를 만난 것이 몹시 기쁜 듯이 보였다.


운동을 마친 뒤에는 스티브가 얼굴까지 흐른 땀을 닦기 위해 타월 두 개를 가져왔다. 버키는 더할 나위 없이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강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근육을 단련시키는 일을 언제나 좋아했다. 흐르는 땀은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하기 위해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버키는 거의 미소를 지을 뻔했다.


“좋아, 이제 샤워할 시간이야.” 그렇게 말하자마자, 스티브는 곧바로 자신이 내뱉은 말을 후회했다.


격렬한 운동 덕에 느슨해져 있던 그녀의 근육들이 반사적으로 뻣뻣하게 굳었다. 그녀는 평소 습관처럼 한쪽 골반에 체중을 실어 기우뚱 서 있는 대신,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꼿꼿하게 섰다.


“버키 너는 여자 샤워실에 들어가고 난 남자 샤워실에 들어갈 거야.”


스티브는 뒤늦게 자신이 일으킨 오해를 수습하려고 허둥지둥 댔지만, 그런 시도들은 버키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스티브는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떠올려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결국 그녀에게 바디워시와 샴푸 한 통씩을 건네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는 매우 우울한 기분으로 남자 샤워실을 향해 걸어갔다.


버키는 그가 벽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침내 여자 샤워실 쪽으로 몸을 돌렸다. 입고 있던 땀으로 더러워진 옷은 모두 벗어서 커다란 세탁물 바구니 안에 던져 넣었다. 물은 거의 피부가 델 정도로 뜨겁게 온도를 맞췄다. 딱 그녀가 좋아하는 온도였다. 그리고 스티브가 쥐어준 라벤더 향 바디워시로 몸에 거품을 냈다. 격렬히 뛰면서 쌓인 고된 피로는 모두 씻겨 내려가고 대신 향기로운 꽃 향이 몸에서 피어올랐다. 새 관리자의 이런 습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고, 버키는 속으로 생각했다.


샤워 꼭지를 닫고 머리에서 물을 털어낼 때가 되어서야 그녀는 스티브가 갈아입을 옷을 주고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보통 새 옷이 놓여 있던 빈 벤치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곧 라커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드디어 알 것 같았다. 버키는 계속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지만, 스티브가 아직 손을 대지 않아 혼란스러워지던 참이었다. 어떤 관리자들은 천천히, 아주 느리게 달아오르는 방식을 선호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녀는 이 새로운 관리자에게 배정된 이후로 아직 한 번도 미션을 수행한 적이 없었다. 알고 있었어야 했는데.


버키는 선반 위에 놓여 있던 타월로 일단 몸을 말린 다음, 다 쓴 수건은 옷을 넣었던 세탁물 바구니에 똑같이 던져 넣었다. 타워에서 지낸지 꽤 시간이 지나서 예전만큼 잘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녀는 한숨 한 번 쉬는 것으로 스스로를 달래며 샤워실 밖으로 걸어 나왔다.


스티브를 찾으려면 체육관을 가로 질러 가야 했다. 그는 아직 남자 샤워실에 있을 것이 분명했다. 당연히 그러겠지. 버키는 생각했다. 그녀의 선택지 중에 이제 와서 다시 옷을 입고 찾아다닌다는 건 들어있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운동을 하러 체육관으로 들어오던 나타샤가 버키를 보자마자 두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짧게 시선이 마주친 버키가 그대로 반대쪽 벽, 남자 샤워실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본 나타샤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제임스?” 나타샤는 그녀를 불러 보려고 했다. 그러나 버키는 그녀의 새 관리자가 원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도중에 결코 한 눈을 팔 생각이 없었다.


남자 샤워실 안은 쏟아지는 물에서 나온 증기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버키는 스티브 말고 다른 누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흘끗 주위를 둘러봤다. 둘이서 하기를 원하는 걸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도 있는 걸까? 혹시 나타샤도 같이 하는 편을 원했던 걸까? 그러나 그녀의 뛰어난 시력은 샤워실 안에 오직 스티브와 그녀, 두 사람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한 참이었다.


스티브는 샤워기 아래에서 머리를 감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나 버키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자마자 고개를 돌렸다. 그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본 버키는 재빨리 몇 발자국 앞에서 멈춰섰다. 그는 얼어붙은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직 머리카락 속에 엉킨 손을 빼내지도 않았다. 두 눈은 그녀가 자신의 앞에 전라로 서있는 것을 인식하자마자 그대로 꼼짝 않고 굳어버렸다.


그녀는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발을 내딛었다.


“버키, 그만 둬.” 그가 낮게 울리는 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즉시 멈췄다.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이 얼굴에 떠오르려고 했지만, 억지로 눌러 감췄다. 그녀의 관리자가 여태껏 자신에게 기대한 바가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그녀는 무던히 노력했다. 숨바꼭질 같은 장난을 좋아하는 거야?


스티브는 즉시 샤워 꼭지를 잠근 다음 근처에 있던 타월로 허리 아래를 감쌌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그가 물었다.


버키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당신이 섹스하고 싶어 할 것 같아서 왔어.”


오직 그 하나만이 유일한 정답일 것 같아서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틀린 모양이었다. 스티브가 점점 화를 내고 있었다. 아마 좀 더 애교 띤 몸짓으로 말해야 했던 걸까.


“왜……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가 겨우 목소리를 짜내 물었다.


그녀는 엉망진창이 된 상황을 되돌리려고 애를 써보았다. 이렇게 그를 화나게 해서는 안 되었다.


“옷이……”


스티브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기에, 그녀는 고통스럽게 뒷말을 이어야 했다.


“갈아입을 옷을 주지 않아서…….”


스티브는 즉시 놓여 있던 더플백 쪽으로 달려가서 새 셔츠와 속옷, 그리고 반바지 하나를 가져왔다.


버키는 혼란스러워졌다. 대체 뭘 원하는 거야?!


“옷 입어.” 그가 가져온 옷들을 재빨리 건네주면서 중얼거렸다.


당연히 그녀는 명령에 따랐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이런 방식은 정말 싫었다. ‘그들’ 때문에 항상 너무 많은 생각을 해야 되는 상황이 죽도록 싫었다. 생각하는 것은 늘 그녀를 어지럽게 만든다. 너무 오래 생각하는 일은 언제나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들을 떠오르게 만들고, 그렇게 떠오른 기억들은 결코 좋은 것도 아니었다.


오늘 하루 동안의 일만으로도 벌써 머릿속에 과부하가 걸리는 느낌 이었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줄곧 이 남자의 심중에 맞추려고 노력했는데, 여전히 받아주지를 않는다. 다만 그녀 혼자서 혼란스러운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 허우적거리도록 던져 놓고서는 꺼내주지 않을 뿐이다. 훨씬 기분을 낫게 해주는 그 기계 위에 앉혀주지도 않는다. 버키는 점점 그 의자와 그녀의 생각을 모두 날려버릴 수 있는, 머리 양쪽을 찌릿찌릿하게 하는 그 압박이 애타게 그리워졌다. 그러나 아직 스티브는 그 의자에 앉게 허락해주지 않는다. 그는 다만 자신을 갖고 장난질을 치기만 한다.


스티브는 버키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보고서 오늘 하루가 그녀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짓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는 그녀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린 다음, 벤치 위로 살며시 앉도록 이끌었다. 스티브는 결코 그녀의 몸에 접촉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왔지만, 지금은 버키가 헛된 생각을 하기 전에 빨리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스티브는 가방에서 브러쉬와 머리끈 하나를 꺼내온 다음, 버키 뒤에 나란히 앉았다. 그리고 오래된 곡조를 흥얼거리며 그녀의 머리를 빗어주기 시작했다. 버키가 생각하기에 이미 엉킨 머리카락은 애저녁에 다 정리된 것 같았지만, 스티브는 멈추지 않았다. 머리카락은 딱 어깨까지 내려오는 길이였다. 그러니까 이렇게 정성스럽게 관리할 필요는 없다고, 버키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스티브가 흥얼거리는 노래의 곡조와 허밍을 듣느라 그만 생각을 놓치고 말았다.


마침내 스티브가 브러쉬를 내려놓자, 이번에는 그의 손가락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앞쪽 가르마부터 시작해서 그는 머리 가닥들을 몇 가지 길로 내어 정성스레 묶기 시작했다. 여기는 위로 모양을 내고, 저기는 아래로 꼬아내고. 그는 번갈아가며 머리를 땋았다. 스티브는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그 행동을 계속했다. 두 사람이 침묵 속에서 같은 벤치 위에 앉아있는 동안 수시로 변하는 느린 곡조가 그의 입에서 허밍으로 흘러나왔다. 그는 마지막 남은 한 가닥을 땋아 올리는 것을 마친 다음, 가져왔던 머리끈으로 깨끗하게 정리해서 묶어주었다.


그렇게 버키의 머리는 다시 차분하고 예쁘게 정돈되었다. 그녀는 그대로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목덜미 뒤쪽에 그의 손가락이 가볍게 스치듯 닿는 것이 느껴졌다. 그곳으로 닿는 그의 숨결이 얼마나 두 사람이 가까이 붙어 있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그 상황의 낯선 친숙함과 이전에 의사와 나눴던 이야기들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한 가지 생각을 일으켰다.


“날 사랑해?”


차마 큰 소리로 물어볼 수 없었다. 또 다시 속임수에 걸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견딜 수 없었기에, 그녀는 아주 작게 속삭였다.


“응.” 그가 그녀의 등 뒤에서 작게 숨을 내쉬었다.


“우리 결혼할 작정이었지?”


“맞아.”


둘은 서로 만지지 않고 있었다.


생각들은 계속해서 그녀의 머릿속으로 밀려들어왔다. 그러나 너무나 오래 전에 일어난 일들이어서 제대로 떠올릴 수가 없었다. 정말 그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긴 했던 것일까?


“내가 떨어졌어.”


그는 침묵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나를 데려갔어.”


“그랬지.” 그의 대답은 거의 짐승이 으르렁거리는 소리 같았다.


“그 사람들이……”


스티브는 버키가 말을 마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아무 말이 없자, 조심스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버키?”


그녀는 어느새 자기가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렇지만 꼭 감은 눈을 뜨지는 않았다. 곧 생각들은 흩어져 버렸다.


“스티브?” 그건 그의 이름을 묻는 것도, 그의 주의를 끌기 위한 말도 아니었다. 그건 간청이었다.


스티브는 버키를 되찾은 이후로 단 한 번도 그녀가 자신을 그렇게 부르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의 두 팔이 본능적으로 그녀를 끌어안았다. 버키가 그를 알아본 것이다. 이제 그도 함께 울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안은 채, 앞뒤로 부드럽게 흔들어 주었다. 그녀의 양 팔이 그의 팔을 꼭 붙잡아왔고, 품 안에서는 흐느낌을 참는 소리가 들려왔다.


“벅, 나 여기 있어.” 그가 버키를 안심시키려고 애를 쓰며 말했다.


한동안 그들은 그렇게 말없이 앉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스티브가 그녀를 놓아주었고, 일어나서 그녀의 얼굴 위로 흐른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녀의 두 눈이 다시 떠졌다. 스티브는 새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타올로 그녀의 양 볼 위에 남은 눈물 자욱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그렇게 그녀를 조심스레 관찰하고 있는 동안, 그녀의 눈동자에 다시 경계하는 빛이 떠오르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의 버키는 다시 사라졌다.


그는 목이 메여오는 것을 참으며 물었다.


“우리 점심 먹으러 갈까?”


덫이다. 이건 함정이다.


“내가 먹었으면 좋겠어?”






<끝>





#스팁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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