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란 무엇인가?


일 초만에 훑고 지나갈 짧은 문장을 위해서 무한대의 논리와 사고를 투입해야하는 일. 단 한 문장을 쓰는 데도 규칙이 필요한 지긋지긋한 게임. 그 엄격한 룰을 따르기에 내겐 너무 힘에 부치는 일.


논리와, 논리와, 오직 논리로 짜야 하는 집요한 노동.

'나는 행복하지 않다.' 이 하나를 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했나? 문장과 문장을 이으려고 하면 골은 더 절망적으로 아파온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 그만큼 나는 행복이 절실하다.' 

두 개를 연결하려면 얼만큼 정교한 논리를 엮어내고, 또 건너뛰어야 하나? 아니, 상관관계는 이미 감정 속에 확립되어 있다. 아주 깊고 단단하게 박혀있어서 의식 위로 건져올리기 어려울 뿐이다. 찰나면 잊어버릴 허상 같은 감정인데, 종이 위에선 오롯이 규칙과 논리로 구현해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스러기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수천 수만의 중언부언들.


수렁을 기어오르는 심정으로 한 문단, 오직 한 문단을 버티면 이번에는 자격지심과 수치심이 악귀처럼 따라붙는다. 모든 글은 읽히기 위해 쓰이나니, 자기성찰로 시작한 글조차 뭇사람들의 따스한 외면과 무심 앞에서는 굴욕의 원천으로 전락하고 만다. 모든 글은 자기투영이기에, 일단 상처를 입고 나면 더 이상 꼴도 보기 싢어지고 끔찍한 자기혐오가 막 오른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 숨구멍까지 차오르는 한탄을 토로할 수도 없나니. 이 거머리 같은 놈이 지치지도 않고 내 심력의 고혈을 빨아먹노라.



cocktail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