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어콜린스 파다가 파리어x니콜라이 크오까지 빠져버렸어요...... 니콜라이는 BBC 6부작 전쟁과 평화의 니콜라이 (=콜린스 본체 필모)






고집불통 제멋대로인 니콜라이가 빚 갚느라 외국으로 시집 가서 적응하는 거 조치요

니콜라이는 러시아의 귀족으로 태어나서 모자랄 것 없이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난 오메가 청년이었음. 위로 형 누나가 셋이나 딸렸고 막내라고 둥기둥기만 받다 보니까 성격이 아주 제멋대로인 닝겐으로 컷겠지. 천성이 나쁜 건 아닌데, 참을성도 없고 갖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건 다 가져야 맘이 차고, 자존심도 세고 도도해서 마음에 안 드는 사람한텐 차갑게 쏘아붙이니까 골칫덩어리일 거야. 그래도 또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골든 포메라니안처럼 치대고 흥흥 거리면서도 챙겨주는 등 이쁜 짓을 하니까 부모님 형누나들은 그저 귀엽다 예쁘다 하면서 다 받아준 거. 귀족집 자제로 태어나서 손에 물 한 번 묻혀본 적 없는 건 물론이고, 나름 귀족 자제로서 교양 쌓고 영지 물려받을 수업 받느라 고생한 형누나들이랑은 다르게 막내니까 그런 부담도 없이 자랐음. 그냥 아주 집안의 귀염둥이어서 니가 하고 싶은 거 맘껏 다 하고 살라면서 가족들도 터치를 안 한 거임. 니콜라이도 당연히 자기 인생은 오롯이 자기 꺼고 자긴 평생 이렇게 부모님이랑 형제자매들 곁에서 재미나게 살아야지! 이런 생각밖에 안 해봤을 거임. 미래에 장가나 시집을 가야 한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었음. 근데 그래도 아무도 미워하는 사람이 없었어. 사교계에서도 인기 만점임. 왜냐면 와꾸가 너무 이쁘니까.... 이쁘면 다 되는 거야ㅇㅇ

그런데 니콜라이네 아버지가 외국인이랑 하는 사업에 손을 댔다가 아주 쫄딱 날려먹은 거야. 영지도 팔고 하나 남아있던 저택마저 위태로운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기까지 했어.... 가주가 된 형누나들이 백방으로 가문을 살리려고 노력해봤지만, 잘 안 되겟지. 어머니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고 저택에 가득하던 시종이나 하인들도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해. 그동안 집안 사정은 잘 모른 채 그저 재미나게 인생을 즐기기만 하던 니콜라이도 사태의 심각함을 알게 될 거야.  오똑하지 오똑하지 난생 처음 닥친 위기에 발을 동동 굴리지만, 니콜라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 평생을 온실 속 화초처럼 오냐오냐 하면서 키워진 앤데. 나날이 황량해지는 집안을 뒤에서 지켜만 보면서 완전 패닉 상태가 찾아올 거야.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그나마 가끔씩 얼굴 비추면서 돌봐주던 친구들이 좋은 기회가 있다면서 찾아왔음. 러시아 사교계에서 신붓감을 찾는 외국인 귀족이 있다는 거였어. 상대는 영국의 재력가인데, 듣기로는 부동산 사업으로 돈을 엄청나게 벌어들인 하급 귀족이라는 거야. 몇 년 전에 가주가 죽고 나서 큰 아들이 사업을 물려받았는데, 젊은 나이에도 사업 머리가 있어서 안 그래도 많던 재산을 더 불려놨대. 얼굴도 잘생기고 돈도 많고 머리도 좋고 흠 잡을 데 없는 알파인데, 딱 하나 출신이 하급 귀족이고 서자 출신이어서 본국 귀족들 사이에서는 혼사를 찾기가 힘들다는 거야. 그래서 유럽이라고 하면 일단 동경하고 보는 분위기가 있는 러시아까지 와서 참한 오메가 신부를 찾는다는 거였어. 만약 혼사를 치르게 되면 사돈네한테도 심심치 않게 잘 해주겠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얼굴 한 번 이름 한 번 본 적 없는 외국인인데다, 하급 귀족이기까지. 원래 니콜라이네 가문이었다면 자존심 상해 하면서 거절했을 제안이었지만, 온 가족이 나앉게 생긴 마당이 되니까 내심 끌리지 않을 수가 없음. 무엇보다 신체 건강한 알파에다 빚까지 다 갚아준대잖아. 돌아가신 아버지 친구들도 자기 딴에는 친구네 남은 가족이 걱정되서 들고 온 소식이었어. 그리고 그 알파는 자기도 전에 사교계에서 딱 한 번뿐이지만 마주쳤는데, 인상이 좀 험악하긴 해도 믿음직한 사람처럼 보였다고 덧붙였지. 아버지 친구들이 돌아간 후, 어머니와 형누나들은 근심에 잠겨서 의논했음. 나이로 보나, 미혼인 걸로 보나, 결혼 적령기로 보나, 최선의 선택은 분명 니콜라이였지만, 아무도 니콜라이를 이역 만리 낯선 외국 땅으로 떠나보내고 싶어하지 않았거든. 그렇다 니콜라이는 모두의 귀염둥이였던 것! 네 형제 중에서 키도 제일 크고 훤칠하고 얼굴도 가장 준수했지만, 니콜라이를 보는 가족들 심정은 언제나 물가에 내놓은 아이 보는 심정이었으니까.  애가 참 순수하긴 한데, 또 친해지면 정도 많은 아이긴 한데, 자라면서 고생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고 늘 받들어지고 맛있는 거 먹고 사치부리면서 사는 게 전부였던 아인데... 사실 니콜라이가 사교계의 혼담에 오르내리기 시작한지 이미 몇 년이 지났지만, 가족들은 아쉬운 마음에 여태껏 거절하고 있던 거였어. 니콜라이 본인도 별 마음이 없어 보였고. 게다가 아무리 니콜라이를 애지중지하는 가족들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은 니콜라이가 참... 고집도 세고... 현실감각이 없는 데다 왈가닥 끼가 있었거든. 어릴 때부터 가정교사 여럿 붙여가며 교육을 시킨 덕에 교양과 예절은 몸에 배어있지만, 그걸로도 숨길 수 없는 자유로운 천성이 있었지. 근데 그걸 낯선 타국의 알파, 그것도 무뚝뚝하고 음울한 영국인이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을지...

가족들은 이리저리 한숨을 쉬었어. 다른 대안을 짜내려고 머리를 굴려봤지만, 방법이 안 나왔어. 니콜라이 외에 유일한 오메가였던 셋째 누나가 미망인이긴 했지만, 남편과 사별한지 일 년도 안 됐는데 다시 재혼을 갈 순 없잖아. 사실상 결정은 이미 되었고 이걸 어떻게 니콜라이한테 말하느냐가 이제 문제였지.

그리고 오진 니콜라이는 몰래 엿들어서 사실을 다 알고 있었어야 옳다. 집안 곳곳 쏘다니기 좋아하는 니콜라이는 형누나들이 나름 몰래 숨어서 한다고 한 얘기도 다 엿들엇지요.... 당연히 자유로운 천성의 니콜라이는 결혼이라는 얘기가 나오자마자 부르르 떨었을 거임. 결혼이라니, 물론 자기 같은 오메가는 나이가 차면 적당한 상대를 만나서 결혼하는 게 관례였지만, 그래도 니콜라이는 최대한 그 운명을 나중으로 미루고 싶어했어. 누나나 형들, 사촌들이 결혼하면 좋은 점이 많다고 둥글려서 설득도 해봤지만, 아직은 자유로운 귀족집 막내 생활이 좋았던 니콜라이는 귀 한 번 솔깃하지 않았어. 벌써 시집 갔던 친구들한테 건너건너 다 들었거든. 오메가가 시집을 가면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못 먹고(체면 때문에), 말 타고 실컷 뛰어다니는 것도 못 하고(오메가가 그런 거 하면 못써), 술도 마음대로 못 마시고(임신이 안 된대), 밤 새서 카드놀이를 하거나 연극을 보러 다니지 못한대. 사흘 걸러 한 번씩 파티에 놀러다니지도 못하고 자기한테 대쉬하는 알파나 베타들이랑 실컷 춤을 추지도 못할 거야.. 관종끼가 많은 니콜라이한테 사교계와 무도회는 인생의 낙이었는데! 늘어놓고 보니 진짜 아내들이 겪는 고통의 발톱만도 안 되는 째깐한 내용들이긴 한데;;; 그래도 아직 경험 없고 우물 안 개구리인 니콜라이한테는 저것만으로도 인생 종신형 선고 받은 기분이었어. 성격대로라면 나 결혼 안 한다며 성질을 부리는 게 마땅했지.

근데 연이어 밀어닥친 불행한 사건들 때문에 천하의 니콜라이도 풀이 푹 죽어 있었던 데다, 다른 가족들의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었어. 게다가 부잣집 막내로 자라서 평생 배운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없이 받은 것만 누리면서 살 줄 아는데, 이대로 집안이 무너지기라도 하면 자긴 대체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지... 갑자기 현실이 눈앞에 들어왔어. 그 외국인한테 시집가는 게 자기한테나, 가족한테나 모두 이득인 선택이라는 게. 사실상 니콜라이는 마음의 결정을 내렸어. 살면서 처음 진지하게 의식하고 선택해본 결정이겠지만, 아직 자기 마음도 제대로 헤아릴 줄 모르는 니콜라이는 그것조차 몰랐어. 단지 결정 후에 찾아오는 허한 허탈감을 짜증과 신경질과 승질부리는 걸로 표출하는 거밖에는.

떠나는 날이 되었을 때, 가족 모두가 니콜라이를 배웅하러 나왔어. 고용인 두엇을 딸려보내지만, 그들도 국경을 벗어나기 전까지만 돌봐줄 뿐, 일단 배를 타고 나면 그다음부턴 낯선 외국인 시종들하고 만나서 알파의 집까지 가야 할 터였어. 기쁜 혼삿날이지만 다들 표정이 침울했지. 니콜라이로 말할 거 같으면, 두툼한 푸른색 코트에 모피로 테두리를 장식한 목도리와 모자를 쓰고서 땅바닥만 쳐다보고 있었어. 신부의 하얀 색도, 하늘하늘한 베일도 없는, 한겨울처럼 차갑고 음울한 차림새였지. 평소대로라면 러시아의 그 우중충한 복식 안에서도 니콜라이만의 화사한 매력으로 빛이 났을 텐데, 오늘만큼은 도저히 그럴 수 없었어. 니콜라이는 자기만의 우울에 깊이 빠진 나머지, 가족들마과의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나누는 둥 마는 둥 하고서 열차에 올라탔어. 헤어지기 직전까지도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어보는 가족들에겐 그저 도착하면 편지 자주 하겠다고 말해주기만 했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꿀꿀한 기분만큼 우중충한 하늘에선 눈이 펑펑 내렸어. 평소 고향의 눈 많은 겨울을 지긋지긋해 했는데, 이젠 이걸 보는 것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더 심기불편해지기만 해. 어쩌면 영국은 비가 많이 오는 나라라고 하니까 자신은 눈을 피해 비의 나라로 가는 걸지도.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긴장 때문에 이미 며칠이나 잠을 설쳤던 니콜라이는, 열차가 출발하고 차창 밖으로 하얀 들판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금세 잠이 들었어. 젊고 아름다운 자기 인생은 여기서 끝이고 이제 머리가 벗겨지고 배불뚝이 알파(아님)한테 팔리듯이 시집 가서 재미없고 따분한 일상을 보내게되겠지....





보고싶은 거 떠오르면 또 잇겟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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